격동의 한해를 보낸 2001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8일 막을 내렸다.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73홈런 신기록과 일본인 신인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의 돌풍, 테러여파로 인한 경기중단 등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올해 미국 프로야구를 조명해봤다.
한국인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게 된 방울뱀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겐 최고의 한해였다. 5승6패 19세이브로 최고의 성적을 올렸고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더욱 중요한 건 그가 팀 내 중책인 마무리로 확실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 팀 내 구원투수 중 최다탈삼진(113개)과 1할대의 피안타율(0.173)은 붙박이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 10일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맞붙게 되는 디비전시리즈는 흥분될 수밖에 없는 무대다.
홈런, 또 홈런
본즈는 시즌최종전인 8일 LA다저스전에서도 1회 솔로홈런을 터뜨려 홈런기록을 마크 맥과이어가 정확히 예상한 73호로 마감했다. 그는 장타율 0.863으로 81년 만에 베이브 루스(전 뉴욕 양키스)의 기록(0.8471920년)을 갈아치웠으며 시즌최다볼넷(177개) 신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그는 맥과이어와 달리 흑인인데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복귀, 미국 테러 등 여러 사건이 한꺼번에 발생해 미국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진 못했다.
시애틀의 힘, 이치로의 힘
시애틀은 무적의 팀으로 군림했다. 116승46패로 승률 0.716의 경이적인 성적. 116승은 1906년 시카고 컵스가 세운 역대 팀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이다. 이 대기록을 일군 중심엔 톱타자로 일본에서 영입한 스즈키 이치로가 있었다. 일본에서 7년연속 타격왕을 거머쥔 안타기계인 이치로는 신인 역대 최다안타(242안타)와 역대 아메리칸리그 신인 최고타율(0.350)의 놀라운 기록을 작성했다. 최고타율과 최다안타에다 도루(56개)까지 석권해 3관왕에 오른 그는 빠른 발에다 완벽한 배팅을 구사해 동료들로부터 마법사란 별명을 들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뉴욕 양키스의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는 39세의 나이에 20승3패의 경이적인 성적을 남겼다. 애리조나의 38세 노장 랜디 존슨은 내셔널리그 평균자책(2.49)과 탈삼진(372개) 1위, 팀 동료인 커트 실링(35)은 다승왕(22승6패). 홈런신기록을 세운 배리 본즈 역시 37세의 베테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