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의 신병을 즉시 인도할 경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 공격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테러참사 발생 한 달을 맞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작전이 계획대로 진행돼 테러기지를 파괴하고 탈레반 정권을 약화시키는 등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이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 카이다 조직원들을 재판에 회부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거듭 확인하면서 이 전쟁은 12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보이스 영국 합참의장은 지금은 공격의 시작 단계일 뿐으로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겨울을 지나 내년 여름까지 군사작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앞으로 수일 내에 미국 본토나 해외에서 추가 테러공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모든 국가기관과 국민에 대해 최고의 경계령을 내렸다.
미국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탈레반의 근거지인 칸다하르에 공수부대와 특수부대 병력 약 3000명을 투입해 일거에 탈레반의 심장부를 점령하는 작전을 구상 중이라고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지가 11일 보도했다.
미국은 공습 엿새째인 12일 오전(현지시간)에도 카불 주변에 대해 대대적인 공습을 하는 등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갈수록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탈레반측은 지금까지의 공습으로 빈 라덴의 테러훈련기지가 있던 동부 카담 마을에서만 최소 200명이 숨지는 등 모두 300여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탈레반 정권 내에 일부 분열상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를 이용해 탈레반의 온건세력까지 참여시키는 새로운 거국정부 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미 재무부는 11일 테러참사 발생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빈 라덴과 알 카이다, 탈레반 등이 소유한 2400여만달러 규모의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