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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 수출 비상

Posted October. 24, 20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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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2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 때문에 미국 철강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며 무더기로 산업피해 판정을 내렸다.

앞으로 미국이 수입제한조치를 취할 경우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대미() 철강 수출국가와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ITC의 결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미국과의 양자협상은 물론 유럽 일본 등 주요 대미 철강수출국과 공동 대응해 국내 철강산업에 미칠 피해를 줄이기로 했다.

ITC는 이날 33개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통상법 201조(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 결과 16개 품목이 미국 철강업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정했다.

산업피해 판정이 난 품목은 후판 열연강판 슬래브 등 판재류 6개 봉강 선재 와이어 등 스테인리스 및 공구강 5개 철근 등 봉형강류 3개 용접강관 관이음매 등 강관류 2개등 총 16개 품목이다.

특히 슬래브와 냉간성형을 제외한 14개 품목은 현재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주력 철강제품이어서 한국 철강업계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ITC는 조사대상 품목중 전기강판 H형강 와이어 등 17개 품목은 미국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ITC는 이번 발표를 토대로 다음달 5일 공청회를 열어 미국 및 해외 철강업계 등의 의견을 모은 뒤 미국 철강업계의 피해를 시정할 구제 조치를 마련, 12월 19일까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건의하게 된다. 또 부시 대통령은 이를 검토해 내년 2월 19일 철강수입쿼터나 관세 부과 등 최종 구제조치를 확정할 예정이다.

ITC의 이번 무더기 산업피해 판정에 대해 산업자원부는 23일 장재식() 장관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번 판정은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기대를 저버린 것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철강 교역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주요 철강국의 수입규제를 연쇄적으로 강화해 궁극적으로 세계 철강산업의 장기 침체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자부와 외교통상부는 미국과의 양자협상에 적극 나서는 한편 미국이 실제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EU 일본 등과 협력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른 대응도 강구하기로 했다.

한국철강협회도 미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철강업계의 어려움을 수입 철강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며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철강 무역체제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WTO 제소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기흥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