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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사람들 총리 발언 파문

Posted November. 03, 20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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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중국의 구 일본군 징병 징용자 및 그 후손들이 1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참배는 위헌이라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데 대해 고이즈미 총리가 이들을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제소자들과 야당 대표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과거사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오사카()지법에 제소한 원고 중의 한 명인 스가하라 다쓰노리(61승려)는 원고 한사람 한사람이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을 짓밟는 발언으로 상당한 굴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쓰야마()지법에 제소한 기쿠치 마사아키(58) 원고단장은 자신에 대한 비판에는 대답하지 않고 얘기가 안 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얘기가 안 된다. 헌법을 더 공부해서 우리들이 왜 제소를 했는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에 빗대어 이상한 총리가 있다. 총리신분으로 참배하는 것은 위헌성이 매우 높다. 왜 얘기가 안 되는가. 아주 훌륭한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간사장도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찬반 양론이 있고 아시아국가들도 항의했다. 그런 뜻에서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한 것은 심하다고 비판했다.

사토 아쓰시() 가나가와대 교수도 고이즈미 총리의 인권감각이나 인권보호의식이 희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대단히 놀랐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고이즈미 총리가 10월 한국을 방문해 마음으로부터 반성과 사죄를 표시함으로써 회복기미를 보이던 일한관계가 다시 자극받을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118명의 한국인을 돕고 있는 태평양전쟁희생자보상추진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과 한국 희생자들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매도한 것은 명백한 망언이라며 고이즈미 총리가 방한 때 한 말은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것으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심규선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