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은 당 최고위원들의 일괄사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6일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귀국한 직후 당의 비상과도체제를 비롯한 여권의 새판 짜기에 관한 구상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밝힐 구상에는 권노갑()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의 거취 문제도 포함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쇄신파들이 요구하는 인적 쇄신을 포함한 국정 쇄신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피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김 대통령은 당 총재직 이양이나 후보선출 시기 등 정치 일정에 관한 문제는 전적으로 당에 일임하겠다는 뜻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쇄신파와 동교동계, 1월 전당대회에서 실세 당대표를 뽑아 지도체제를 정비하자는 세력과 4월에 전당대회를 소집해 차기 대선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하자는 세력이 충돌하는 등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7일로 예정된 청와대 최고위원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이인제() 최고위원은 3일 밤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한광옥() 대표와 단독 회동해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또 쇄신파를 지지하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권 장악을 위해 최고위원 일괄사퇴를 추진했다며 음모론을 강력히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유력한 대선예비주자인 이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철회하지 않는 한 대통령은 일괄사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한 대표에게 자신을 제외한 선출직 최고위원 6명을 다시 선임해 당을 비상과도체제로 운영한 뒤 내년 4월경 전당대회를 소집해 차기 대선후보를 조기 가시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그러나 한화갑() 김근태() 최고위원 등 일부 대선예비주자들은 이에 강력 반대하며 후보 선출은 내년 지방선거 이후인 7, 8월 전당대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