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동양 오리온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동양은 18일 울산에서 벌어진 20012002 애니콜 프로농구 모비스 오토몬스전에서 96-93으로 승리, 7승(1패)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 동양은 이날 승리로 3일 SK빅스와의 시즌 개막전 패배 이후 7연승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 SK나이츠전 승리로 세운 최다연승 기록을 하나 더 늘린 것.
이날 맞대결 전 코트에서 플레이를 조율하는 두팀의 포인트가드 김승현(동양)과 강동희는 서로 환한 미소를 보이며 악수를 나눴다.
올시즌 프로무대에 데뷔 동양 핵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승현은 강동희의 인천 송도고 후배. 평상시 대선배인 강동희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며 게임을 조율하는 법을 배웠단다.
프로농구 5시즌 중 4번이나 어시스트왕에 등극한 강동희는 12년이나 아래인 띠동갑 김승현의 등을 두드려주며 잘해라라고 따뜻한 선배의 정을 나눠줬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
경기가 시작되자 12년차 선후배는 공수전환이 될 때 마다 악착같은 수비로 빈틈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3쿼터 까지는 김승현의 우세. 노장 강동희가 체력안배를 위해 자리를 비운사이 김승현은 용병 마르커스 힉스와 라이언 페리맨을 앞세워 점수차를 벌려 나갔다.
김승현은 3쿼터에서 마치 묘기 대행진을 하듯 힉스에게 엘리웁 패스를 두차례나 연결해서 원정팬으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노련한 강동희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3쿼터까지는 동양이 71-60으로 11점 리드.
4쿼터 들어서자 마자 강동희의 송곳패스가 딜론 터너와 래리 애브니의 손에 들어가면서 종료 4분 55초를 남기고 75-75 동점. 그러나 상승세의 동양을 혼자 막아내기엔 역시 무리였다.
동양은 김승현의 볼을 척척 받는 힉스가 47득점을 넣는 활약을 벌인데 이어 막판 무명 박재일이 3점슛까지 터뜨려 승리를 지켜냈다.
한편 부천에서 열린 SK 빅스와 삼보 엑써스전에선 한국대표 용병 조니 맥도웰이 프로농구 사상 첫 5000점을 돌파하며 팀의 98-83 승리를 이끌었다. SK 빅스는 6승(2패)로 단독 2위. 이날 경기종료 4분51초에 골밑슛으로 첫 5000점(총 5004득점)을 돌파한 맥도웰은 30득점 15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 트리플더블에 어시스트 단 한 개만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