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에 보자.
국민타자 이승엽(25삼성)이 2년간 해외진출을 포기하고 국내 프로야구에 남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신 삼성은 이승엽에게 국내 최고 대우를 보장했다.
이승엽은 19일 삼성구단 신필렬 사장과 단독면담을 갖고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이승엽이 2년 후를 기약한 것은 2003년까지 국내에서 뛰면 9시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춰 아무런 장벽 없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룬 듯 다소 초췌한 얼굴의 이승엽은 해외진출의 뜻을 일단 접기로 한 배경에 대해 해외진출 자격요건인 7시즌을 채웠지만 구단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구단이 동의를 안 해준 첫 번째 이유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해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며 구단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는 상태에서 내 욕심만 앞세우긴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 있는 동안에도 열심히 뛸 생각이다. 구단에도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이곳 저곳에 불려 다니느라 야구 외에 너무 신경을 많이 썼던 게 사실이다. 난 야구선수이지 연예인이 아니다. 야구선수는 야구장에서만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엽이 국내에 남기로 한 이상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국내 프로 최고 연봉. 올해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는 기아 이종범의 3억5000만원이지만 LG의 양준혁이 4년 계약에 계약금 20억원에 연봉 4억원을 불렀다. 따라서 이승엽은 최소 4억원 이상의 연봉이 보장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신 사장은 이승엽이 구단을 믿고 연봉부분에 대해선 일임을 한 만큼 구단에서도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줄 계획이라며 2년 후 이승엽이 FA가 됐을 때도 해외진출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단에선 2년의 다년계약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승엽이 내년에 삼성이 우승을 하더라도 2003년까진 무조건 삼성에서 뛰기로 한 만큼 사실상의 2년 계약을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면담이 끝난 뒤 신 사장은 페넌트레이스 MVP인 이승엽에게 구단격려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