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2)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단과 함께 14일 백악관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을 만남으로써 올해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시작된 김병현 스토리의 대미를 장식했다.
20여명의 선수단 전원이 정장을 한 가운데 김병현은 앞줄 정중앙, 부시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바로 뒤에 자리해 환영 행사 내내 카메라에 비춰졌다. 애리조나의 원투펀치인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 7차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인 루이스 곤살레스가 선수단 뒷줄이나 좌우측에 선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 출신으로 소문난 야구광인 부시 대통령은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이틀 연속 9회말 동점홈런을 맞은 김병현에게 직접 다가가 말을 건네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언론 기피증으로 표현될 만큼 카메라를 꺼렸던 김병현은 처음엔 긴장한 모습이었으나 이날만큼은 환한 얼굴로 간간이 미소를 짓는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5분여의 연설을 통해 올해 월드시리즈는 가장 필요한 시기에 열렸다.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했던 월드시리즈는 미국민에게 테러로 인한 공포와 절망감을 잊게 해줬다.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빈다며 선수단을 치하했다.
이에 제리 콜란젤로 구단주와 존슨, 실링 등 선수단 대표는 답례로 부시 대통령에게 등번호 1번과 BUSH라고 새겨진 애리조나 유니폼을 선물. 존슨은 또 뉴욕 양키스의 열성팬으로 대머리인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에게 애리조나 모자를 씌워주며 헛소문인지 몰라도 내가 당신의 머리를 만지면 내년에도 이곳에 온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날 행사는 ESPN과 CNN 등 주요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한편 국내 선수로는 98년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의 현직 대통령을 만난 김병현은 광고 촬영 등 국내에서 남은 일정을 위해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