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폭력학생 첫 제명

학내 성폭력 가해자로 신고된 대학생이 학교측으로부터 처음으로 퇴학에 해당하는 제명처분을 받았다.

서울대는 10일 열린 학내 학생징계위원회(위원장 이현구 부총장)에서 성폭력 가해자로 신고된 이 대학 휴학생 이모씨(24)에 대해 제명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이씨는 자신에게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했다는 이 학교 및 타교 여학생 8명의 신고 접수에 따라 3월 진상조사에 들어간 학내 성희롱성폭력 상담소의 징계 요청에 따라 지난달 12일 징계위에 회부됐다.

징계위는 3차례의 회의 끝에 피해자가 다수인 데다 상습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이유로 제명을 확정한 뒤 총장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13일 이씨에게 이를 통보했다.

제명은 학교가 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징계 가운데 가장 정도가 무거운 중징계 조치로 제명된 학생은 재입학이 허용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서울대는 학내 성희롱 및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로 이뤄진 조사위원회의 조사에 따라 가해자가 공개사과문을 내거나 사안이 심할 경우 단과대 차원에서 자퇴를 권유하는 형식으로 처리해 왔으나 학교 차원에서 징계를 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씨측은 여학생들과의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성이 없었고 서로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학교측의 제명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법정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시비를 없애기 위해 상담소 차원에서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쳤으며 징계위에서도 피해자와 가해자측을 모두 참석시킨 뒤 충분한 논의절차를 거쳤다며 이번 결정이 학내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