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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쿨캣 딱 1점이야

Posted December. 27, 20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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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버저 소리와 동시에 심판 휘슬이 울렸다.

스코어는 71-70으로 신세계 쿨캣의 1점차 리드. 선수는 물론 모든 사람의 눈이 심판이 어떤 수신호를 보일까에 쏠렸다.

이미 팀파울에 걸려 있는 신세계의 파울이 선언되면 국민은행 세이버스가 자유투 2개를 쏠 기회를 얻어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

반대로 이때까지 팀파울 3개인 국민은행의 파울로 판명되면 신세계 볼이 돼 경기는 그대로 종료.

그러나 이때 황당한 장면이 벌어졌다. 한 심판은 루스볼 파울을 선언했고 또 다른 심판은 국민은행의 자유투 투샷을 가리키는 손가락 두 개를 표시했다.

양팀 감독은 서로에게 유리한 파울사인만 보이는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관중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3심이 모였다. 결론은 국민은행 타미 셔튼브라운의 루스볼 파울.

신세계 이문규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가자, 가자하며 선수들에게 빨리 짐을 챙기라고 독려했고 국민은행 박광호 감독은 마치 둔기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26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뉴국민은행배 2002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신세계와 국민은행의 경기.

40분간의 치열한 사투 끝에 신세계가 71-70으로 국민은행을 누르고 3승1패로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3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던 국민은행은 연패를 당하며 3승2패로 2위로 추락.

리그 우승후보들의 대결답게 이날 양팀의 공방은 치열했다.

신세계의 주무기는 정선민(18득점)과 용병센터의 스크린 장벽을 이용한 슈터 이언주(22득점)의 정확도 높은 야투. 반면 국민은행은 김지윤과 최위정이 번갈아 포인트가드를 맡아보며 용병 센터에게 송곳 어시스트를 찔러주는 확률 높은 골밑슛에 승부를 걸었다.

신세계가 승기를 잡은 때는 불과 경기종료 20.7초 전. 신세계는 골밑 돌파를 하던 정선민이 마산여고 6년 후배인 상대팀 신정자의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두개 중 한 개를 집어넣어 1점차로 앞섰다.

곧바로 작전타임을 불러 하프라인에서 공격을 시작한 국민은행은 종료 1.7초를 남기고 셔튼브라운이 슛을 던졌으나 림을 빗나간 뒤 루스볼 파울마저 범해 대역전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청주에서 벌어진 현대 하이페리온과 금호생명 팰컨스전에선 현대가 샌포드(23득점)를 앞세워 73-65로 역전승, 이번 리그에서 3패 끝에 첫 승을 올렸다.



전창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