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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노 인플레 촉발

Posted December. 28, 20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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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과도정부가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발행키로 한 제3의 화폐 아르헨티노가 되레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새 화폐가 소비활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칫 연 5000%에 달했던 80년대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침체 극복과 소비진작 등을 이유로 새 화폐를 과다 발행할 경우 인플레 현상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

아르헨티나 정부도 이런 우려를 감안해 일단 새 화폐의 과다 공급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방침이다.

로돌포 프리게리 신임 경제장관은 26일 새 통화체제는 국내 경제를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었던 태환()정책으로부터 질서 있게 빠져나오는 비상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통화가 초과 공급되지 않도록 발행량을 점진적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임시대통령도 대통령궁과 의사당 등 국가 건물과 토지 등을 담보로 해 새 화폐를 보증할 예정이라며 인플레 발생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런 공언에도 불구하고 새 화폐인 아르헨티노가 시장에서 본격 유통되면 달러화에 대해 3050%가량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르헨티노는 기존 페소화처럼 달러와 1 대 1 비율로 교환되는 태환법에 묶여 있지 않아 아르헨티나 정부가 달러를 확보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정부 역시 새 화폐는 기존 페소화처럼 태환법에 묶이지 않는다고 말해 아르헨티노가 자동 평가절하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기업들은 벌써부터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상품가격을 30%가량씩 인상하고 있다. 인플레가 본격화되면 노동자들도 추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할 태세다.

미국 뉴욕의 산탄데르 히스파노 센트럴 경제연구소의 칩 브라운 회장은 아르헨티나의 새 화폐 도입은 달러와 교환이 불가능한 아르헨티노를 기피하는 대신 달러로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페소화의 축적과 달러 사재기 등을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대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