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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수차례 만났다

Posted January. 10, 200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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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김 살해사건으로 구속된 패스21 대주주 윤태식()씨가 2000년 초 이후 지난해 검찰에 구속되기 직전까지 박준영() 국정홍보처장(전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을 수 차례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박 처장이 윤씨를 만난 경위와 정관계 로비에 연루됐는지 등에 대해 검찰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대통령은 박 처장에 대한 경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치권과 검찰에 따르면 박 처장은 2000년 초 이후 대통령 공보수석으로 근무하면서 윤씨를 수차례 만나 윤씨에게서 패스21에 관한 설명을 듣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박 처장은 지난해 10월 윤씨가 검찰에 소환되기 직전에도 윤씨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윤씨가 김 대통령을 접견하고 정관계 고위인사들에게 기업설명회 등을 하는 과정에서 박 처장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편 윤씨는 99년 12월 김정길() 전 대통령 정무수석의 소개로 서울경제신문 김영렬() 사장과 함께 남궁석()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패스21에 대한 지원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99년 11월 대통령 정무수석에서 물러나 민주당 부산 영도 지구당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이에 따라 패스21 감사인 김현규() 전 국회의원이 윤씨에게 박 처장 및 김 전 수석을 소개해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김 전 의원을 10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처럼 윤씨가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점차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검찰 수사는 정권 실세들과 김 전 의원, 윤씨 등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전 의원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주에 박 처장과 김 전 수석, 남궁 전 장관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 처장은 공보수석비서관 시절부터 윤씨를 몇 번 만난 적이 있지만 돈 한푼 받거나 로비를 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박 처장은 공보수석비서관 시절 윤씨가 불쑥 찾아와 벤처사업가라고 자신을 밝히며 돈을 좀 벌었는데 좋은 일에 쓰고 싶다면서 자신이 개발한 패스21 기술을 설명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뒤로도 불쑥불쑥 찾아왔다. 지난해 9월 국정홍보처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만난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19992000년 패스21의 전신인 지문인식 기술개발업체 B사에 5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이 회사 사장 김모씨에게서 현금과 주식을 받은 혐의로 한국산업은행 벤처투자팀장 강성삼씨(48)와 차장 김형진씨(42)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강씨가 투자 사례비 명목으로 현금 5000만원을 받았으며 김씨는 현금 3300만원과 시가 1억원 상당인 B사의 주식 2500주를 2500만원에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건 myzodan@donga.com · 이상록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