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해 말 영국에서 살해된 뒤 시체로 발견된 프랑스 어학연수생 진효정(22전북대 불문과 3년 휴학중)씨의 피살 경위 등을 밝혀내기 위해 현지 경찰 및 인터폴과 공조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진씨가 영국에서 묵었던 민박집에서 거주하다 실종된 송모씨(23경인여대 무역학과 2년 휴학중)도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은 10일 진씨는 지난해 5월 프랑스 리옹의 사설 어학원에 입학한 뒤 12월 귀국할 예정이었다며 귀국을 앞둔 10월2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혼자 영국 여행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진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영국 런던의 홀본에 있는 한국인 김모씨(31)의 민박집에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종된 송씨도 김씨가 런던 파플라에서 운영하는 민박집에 거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진씨와 송씨는 가족들에 의해 지난해 12월7일과 18일 외교통상부에 실종신고 됐다.
민박집 주인 김씨의 정확한 신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김씨는 현재 독일로 여행을 떠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1차로 영국 프랑스 경찰과 공조수사를 할 예정이며 필요하면 파리 주재관을 런던으로 보내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진씨가 사망한 이후에 진씨의 신용카드가 사용된 것으로 보아 신용카드 사용자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영국 경찰이 이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0일 영국 경찰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내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사를 요청했으며 영국 측도 사건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해외에 유학 중이거나 여행을 떠난 사람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재외국민보호센터(02-732-0495)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영국 런던 경시청과 요크셔 경찰서 합동수사팀은 한국제 여행용 가방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진씨(22)를 결박했던 테이프가 한정 판매품인 점에 착안해 이 테이프를 사간 사람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테이프는 길버트 앤드 조지사 제품으로 영국의 런던 리버풀 세인트이브스 콘월 등 4개 도시의 테이트 아트 갤러리에서 판매됐으며 모두 850롤 정도가 팔린 것으로 드러났다.
진씨의 시신이 들어 있던 은회색 여행용 가방은 11월 2일 처음 발견됐으나 방치됐다가 같은 달 18일 가방이 너무 무거운 점을 수상히 여긴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주영 대사관 관계자들은 지난해 11월 말 노스요크셔 경찰에서 아시아계 여자의 시체가 가방에 담긴 채 발견됐는데 가방이 한국제라며 제조일자와 수출 여부를 대사관에 문의해 왔다고 전하고 당시에는 시체의 신원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