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제작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보잉767 전용기에서 27대의 첨단 도청장치가 발견됐다고 워싱턴포스트지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가 19일 보도, 미중 관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베이징() 발 기사에서 지난해 10월말 장 주석이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하기 며칠 전 중국군 총참모부 제3국(정보담당)이 전용기에서 도청장비들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측이 지난해 9월말 전용기를 미국으로부터 인도 받은 직후 시험 비행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전파방해 소음을 포착, 실내장식 속에 숨어 있는 도청장비들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도청기들이 위성으로 작동되는 고성능 장비로 기내 장 주석의 침대 머리맡과 화장실 등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면서 장 주석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누가 언제 도청기를 설치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이 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테일러 그로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우리는 이런 종류의 주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공군 산하 중국연합항공(CUA)과 중국항공물품수출입공사(CASC)의 관계자 22명을 구속하고 사건 경위를 추궁하고 있으나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고 두 신문은 전했다.
두 신문은 72년 2월 역사적 미중 정상회담 30주년을 맞아 다음달 21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 직전에 도청사건이 터져 나와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양국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