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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금강산관광 지원 논란

Posted January. 22, 20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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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단 위기에 놓인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에 200억원 가량의 남북협력기금을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금주 중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시기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그동안 정경분리 원칙 등을 들어 금강산 관광 지원을 강력히 부정해왔던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데 대해 여론의 비판이 예상되는 데다 한나라당과 자민련도 이에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통일부 고위관계자는 21일 현대아산의 자금사정이 한계에 이르렀고 평화사업인 금강산 관광은 끊이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지원방안 등은 국회 의견수렴과 부처간 협의를 거쳐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통해 북측에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 방침을 전달했으며 북측도 이에 상응해 금강산 특구지정 등의 약속을 이행토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관광공사에 대출해준 900억원 가운데 아직 현대아산에 지급하지 않은 450억원 중 일부를 지원하거나, 이와 별도로 현대아산에 200억원 안팎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순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로 이회창() 총재를 방문해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의 불가피성을 설명했으나, 이 총재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채산성을 고려해야 하며, 국민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자민련 정진석()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한마디로 국민을 우롱하는 조삼모사()식 대북정책의 전형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한편 북한은 최근 방북했던 김 현대아산 사장에게 4월29일부터 2개월 동안 평양에서 열리는 아리랑 축전을 금강산 관광객들이 참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 측은 북한 관계자가 아리랑축전에 남측 관광단이 많이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이에 김 사장은 북측에 공식적인 제안서를 보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구체적인 관광루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육로로 이동할 경우 금강산원산평양을 잇는 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원산 갈마비행장을 통해 항공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철희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