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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설득 외교력 총동원

Posted February. 04, 20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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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일 북한의 재래식무기 후진 배치와 대량살상무기(WMD) 수출금지를 북-미대화 조건으로 제시하자 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북-미 간 갈등 수위가 계속 높아가고 있다.

정부는 한반도주변 긴장상황의 타개를 위해 20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할 수 있도록 외교역량을 동원해 미국과의 사전조율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정부 대응정부는 특히 부시 대통령의 방한기간 중 그가 직접 우리 국민을 상대로 북-미 간 대립구도가 미국의 북한 공격 등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는 취지로 설명하는 방안도 마련, 미국 측을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한반도의 긴장고조를 막기 위해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들을 통해 북한 측에 북-미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북-미대화 유도를 위해 남북관계를 일정 궤도로 올려놓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에 맞춰 10일 방북하는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대통령 특사를 통해 북-미대화 재개에 나서 달라는 우리의 요청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간 공방부시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가진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우호의 표시로 (휴전선에 배치된) 재래식 무기를 철수하고 WMD 수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대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 중앙통신은 논평에서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북-미관계 개선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반()테러전쟁의 제2목표로 지정하고 군사적으로 제압하려는 무모한 기도라며 우리는 미국과 전쟁을 치를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 외무장관 회담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일 뉴욕에서 가진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대북정책의 기조를 바꾼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는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철회하지는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 전했다.

이와 관련,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2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문제를 규명했지만,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발언에서 어떤 행동에 대한 구체적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세현() 통일부장관이 3일 KBS 1TV 심야토론에서 북한이 남쪽의 4600만명을 겨냥해 WMD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다소 논리적인 비약이 있다고 말한 데 대해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국민의 안보의식을 무장해제시키는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한기흥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