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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 이견 심각

Posted February. 05, 20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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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이후 불거진 북-미 갈등은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부터 예고됐지만 대북포용정책의 정당성만을 강조해온 우리 정부의 안이한 대처 및 대미 외교력 부재 등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재의 북-미 갈등은 2003년을 기점으로 북한의 미사일발사 유예기간 종료 국제원자력기구(IAEA) 북한 핵사찰 본격화 북한의 경수로건설 지연보상 요구 등과 맞물려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4일 94년과 98년에 진행된 북한의 핵문제 해결 과정을 살펴볼 때 현재의 북-미 간 위기상황이 내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제기하는 대량살상무기(WMD) 문제 해결과 북-미대화 등에 대해 지금부터 조심스럽게 접근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미관계의 악화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 간에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놓고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 대통령이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최성홍() 차관을 임명한 것도 이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문책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2일(한국시간)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한승수 장관에게 한국이 꾸준히 햇볕정책을 추구해왔는데 기대만큼 북한으로부터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게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129개각 때 의원겸직 장관의 복귀 원칙에 비춰 검토 대상이 돼야 했으나 당시 외교 일선에 있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보류한 것이라며 북-미 관계 악화와 관련된 문책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또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공식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며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동맹강화 북-미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경제통상 현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승모 ysmo@donga.com ·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