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이번엔 참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1718일) 때 있을 부시 대통령의 메이지()신궁 참배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동행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일 정부는 두 정상이 회담 직전인 18일 오전 메이지신궁을 함께 참배할 수 있도록 추진해 왔다. 부시 대통령이 일본 전통문화를 접하고 싶다고 강력히 희망해 온데다가 부시와 고이즈미 총리의 친분관계를 과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이지신궁은 일본종교인 신도()를 대표하는 곳으로 헌법 20조의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총리가 신궁에 공식 참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기독교 불교 등 일본의 다른 종교단체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메이지신궁 참배 계획을 중지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취임 후 야스쿠니()신사와 이세()신궁을 참배한 데 이어 부시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천황 이데올로기의 상징인 메이지신궁까지 참배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

이세신궁은 일본 황실의 조상인 아마테라스오미카미()를 제사지내는 곳으로 일본 총리들은 매년 초 참배해 왔으나 정부는 사적 참배로 위헌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 고이즈미 총리가 부시 대통령과 함께 참배할 경우에는 공식행사가 돼헌법에 저촉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메이지신궁 참배에 동행하지 않기로 한발 물러섰으나 헌법 해석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메이지신궁은 과거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 등 일부 외국원수들도 참배했으나 일본 총리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이영이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