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에게서 떼어낸 세포핵을 소의 난자에 이식해 사람 유전자를 가진 연구용 배아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8일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팀은 30대 여성의 귀 세포에서 핵을 추출한 뒤 핵이 제거된 소의 난자에 이식해 99% 이상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복제 배아를 만드는 데 여러 차례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복제에 처음 성공했지만, 공개하지 않다가 과학기술부가 치료 목적의 인간배아 복제 허용을 적극 검토(본보 7일자 A1면)하자 뒤늦게 이 사실을 밝혔다.
박 박사는 복제 배아에서 치료용 줄기세포를 추출하기 위해 연구를 해왔으나, 아직 추출하지 못했다며 세계 어디서도 아직 복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복제한 배아는 사람의 세포핵과 소의 난자를 융합해 배반포까지 성장한 것으로, 소 난자의 세포질에 들어 있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유전형질을 갖고 있다. 배반포란 1주일간 시험관에서 배양하면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단계.
박 박사는 복제배아 핵 속의 유전자는 100% 사람의 것이어서 여기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세포나 조직으로 분화시키면 사람에게 이식해 거부 반응 없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현재 배아 복제 성공률은 10분의 1 정도여서 실험을 위해 많은 난자가 필요하지만 제공자의 동의를 얻기가 어려워 그 대안으로 지난 2년 동안 소의 난자를 이용한 복제실험을 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68개 종교 여성 환경 시민단체로 구성된 생명윤리법 공동캠페인단은 과기부의 인간배아 복제 허용 검토와 관련해 8일 인간배아 복제를 금지하는 생명윤리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서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