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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시 더이상 세계경제 신 아니다

Posted March. 26, 20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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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미국 주식시장이 최근 급속히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5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주식투자 수익률이 미 증시를 크게 앞지르면서 국제금융자본이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빠져나가는 역류현상마저 예상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각광받는 이머징마켓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52주간 이머징마켓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11.3%(미 MSCI 세계주가지수 기준)에 달했다. 반면 미 다우존스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은 4.1%.

아시아의 대표적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한국의 경우 3월 22일 현재 연초 대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25.6%에 육박한 반면 미국의 평균주가(MSCI지수 기준)는 같은 기간 상승률이 0.5%에 그쳤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미국증시보다 신흥시장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앞으로 35년간 더 지속되면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역류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의 투자분석가 제이 펠로스키는 최근 경제동향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는 미국의 주도 아래 움직이는 단일시장 형태에서 아시아 유럽 미국시장이 중심이 돼 움직이는 삼각구도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흥시장의 미국 증시 따라잡기 내지는 추월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탄력에 가격 메리트까지경제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머징마켓의 강세를 디커플링 효과(decoupling effect분리효과)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미국증시는 여전히 거품이 해소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주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접어들 때는 이머징마켓이 더욱 강한 경기 탄력을 받는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온 이머징마켓의 가격 메리트가 함께 부각되면서 뉴욕증시와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

미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사에서 글로벌 펀드를 운영하는 스티브 오스 이사는 자금이 고수익을 좇아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단지 문제는 그 시기일 뿐라고 말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글래스먼도 현재 미국이 세계 증시를 이끌어가기에는 숨이 차다는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증시는 물론 세계 어느 시장도 그렇게 저평가돼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정안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