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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동 새 먹자골목

Posted March. 29, 20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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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2문에서 가락시장쪽으로 길을 건넌 지점에서 시작되는 신생 음식골목. 업소마다 생소한 재료와 색다른 가공법을 택한 벤처 메뉴를 내놓고 있다. 잘 살펴보면 건강식과도 결이 닿아 있다.

홍콩식 중국요리를 표방하는 미스터차우는 오리구이인 로스트 덕을 간판 메뉴로 내세운다. 목을 자르지 않은 채 내장을 비운 오리 속에 진피 감초 월계수잎 등 13가지 향료를 섞은 소스를 넣고 바늘로 꿰맨 뒤 몸통에는 식초를 바른다. 이 오리를 다시 12시간 동안 뜨거운 물에 익혔다 식혔다를 반복한다. 기름기가 없고 달착지근한 뒷맛이 특히 좋다. 홍콩 출신의 베테랑 주방장들이 직접 만드는 해물야채볶음면, 완탕수프, 홍콩식탕수육 등도 인기 메뉴.

뉴욕 바닷가재는 북아메리카 연근해에서 나는 바닷가재를 아이스박스에 냉동시키지 않은 상태로 공수, 신선한 맛을 자랑한다. 1미만인 것이 많지만 어린아이 몸통만한 4짜리 왕가재도 있다. 간장 식초 설탕으로 만든 소스에 찍어 회로 먹거나 버터구이 찜 양념구이로 가공해 먹는다. 꽃게 찌개보다 바닷내음이 진한 바닷가재 전골도 있다.

유럽형 멕시칸푸드라는 컨셉트를 앞세운 파파 조스(Papa Joes) 패밀리 레스토랑도 문을 열었다. 설민자 본부장은 미국화된 멕시칸 푸드에 비해 느끼한 맛이 덜하며, 재료 자체의 맛이 잘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유럽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쇠고기 닭가슴살 베이컨꼬치 등을 한데 묶어 360도 회전시키며 구워 먹는 산타페 요리를 비롯, 양파 시금치 치킨 허브크림소스를 넣어 구운 치킨 포테이토 등이 입맛 당기는 메뉴다. 1층에서 만든 칵테일을 전면유리를 장착한 칵테일 전용 엘리베이터에 넣어 7층으로 올려주는 모습도 이 레스토랑의 볼거리다.

파스타전문점 파스타비스트로에는 서초구 양재동 화훼단지에서 가져 온 각종 화분들이 놓여져 있어 울창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해물 고추기름 등을 잘 섞은 상하이 파스타는 한식과 중식을 잘 섞어놓은 듯하며, 명태알과 김치 버섯 감자를 섞은 명태알 김치스파게티는 매콤한 맛이 잘 살아난다.

쇠갈비전문점 우리강산은 갈비의 가공방식이 독특하다. 4인분 기준 19만원짜리 특상왕 생갈비를 시키면 1등급 한우의 최상급 부위인 가슴살에서 지방을 전부 제거한 고기를 준다. 육회를 2인분 정도 썰어주고 4인분을 불에 익혀 준다.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일식집처럼 손님이 보는 앞에서 주방장이 직접 고기를 썰어주기도 한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쪽으로 나 있는 골목에는 일식집 아구찜전문점 횟집 등이 모여 있으며 제주뚝배기처럼 가정집을 개조한 한정식집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아구나라에서는 자연재배한 콩나물과 갓김치 등이 입맛을 자극하며, 어전은 일본인 단골도 많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식후 커피 한 잔 하기 좋은 카페 짜르(Czar)는 1, 2층 사이의 천장을 뚫어 시야가 확 트일 뿐만 아니라 야자수와 난초의 잎을 군데군데 인테리어 소재로 사용해 마치 영화 스튜디오 같은 느낌을 준다.



조인직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