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달걀 돌리면 왜 설까 ?

삶은 달걀과 날 달걀을 구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옆으로 뉘어 놓고 돌릴 때 똑바로 일어서는 것이 바로 삶은 달걀이다.

달걀이 일어선다는 것은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간다는 뜻. 이는 달걀의 에너지가 갈수록 증가하는 셈이 되므로 기존의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삶은 달걀의 패러독스(역설)로 불려왔다. 이 수수께끼를 일본 게이오()대 시모무라 유타카(), 영국 케임브리지대 키스 모팻 교수가 수학 방정식으로 풀어내 28일 발간된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달걀이 일어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달걀과 바닥면과의 마찰력. 달걀의 회전에너지는 달걀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수평방향의 힘을 발생시킨다. 그러나 바닥이 아주 매끄러워 마찰이 거의 없는 경우나 반대로 고무판과 같이 달걀이 미끄러지지 못할 정도로 마찰이 지나치게 클 때는 수평력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

연구팀은 또 날 달걀은 액체상태의 노른자와 흰자가 달걀 껍질의 회전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똑바로 선 달걀은 더욱 안정된 형태로 회전하게 돼 더 빨리 돌게 된다.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제자리 회전할 때 팔을 들어올려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연구팀에 따르면 달걀을 똑바로 세우는데 필요한 최소 회전 속도는 손목을 힘차게 돌려 만들 수 있는 1초에 약 10번 정도다.

이영완 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