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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시련의 계절

Posted April. 01, 20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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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은 황사와 꽃가루. 특히 중국에서 찾아온 불청객 황사는 각종 중금속 성분과 먼지가 섞여 있어 눈 건강을 위협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황사는 예년보다 더 자주, 더 많이 발생할 전망.

45월에 절정을 이루는 꽃가루는 각종 알레르기성 눈병을 일으킨다. 또 봄가뭄으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눈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봄철에 걸릴 수 있는 대표적인 눈 질환으로는 자극성 및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각막궤양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황사는 자극성 결막염과 각막염을 일으키는 요인. 황사에 섞인 철 규소 구리 납 카드뮴 알루미늄 등의 중금속과 대기중 오염 물질이 눈 속에 들어가면 따갑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증세가 나타난다. 손으로 비비면 각막에 상처가 생기고 세균에 감염돼 각막염 등을 일으킨다.

또 봄철에 흩날리는 자작나무 오리나무 참나무 꽃가루 등은 알레르기성 눈병을 유발한다. 가려운 증상 외에 재채기를 하고 눈물이 많이 나며 눈이 퉁퉁 붓는 것이 특징.

날씨가 따뜻해지고 외출이 잦아지면서 화장품 사용으로 인한 화학성 결막염 환자도 증가한다. 화장품 성분이 눈속으로 들어가 각막을 자극하는 것.

햇빛이 강해지면서 낮에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등 주맹 증상을 호소하는 백내장 환자도 많다. 자가 판단으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물질을 멀리하는 것이다. 외출을 하더라도 모자 선글라스 등을 착용해 눈을 보호하고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가렵거나 따갑다고 눈을 비비는 것은 절대 금물. 식염수나 미지근한 물로 눈을 세척하는 것이 좋다.

평소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황사와 꽃가루가 날리는 봄철만큼은 안경을 쓰도록 한다. 황사에 함유된 중금속과 먼지는 콘택트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결막과 각막을 자극, 결막염을 일으키거나 각막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 또 황사 바람은 렌즈의 건조감과 이물감을 악화시키며 눈을 뻑뻑하게 해 콘택트렌즈 착용도 어렵게 만든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눈을 자주 깜박여 눈물이 잘 흐를 수 있도록 하고 인공 눈물을 사용한다. 눈물은 세균을 죽이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지만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이 같은 기능이 없어져 눈병에 걸릴 위험도 커지기 때문.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황사와 꽃가루의 심술에 라식 수술을 받아도 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 큰 지장은 없지만 수술 전후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 전에는 옷에 묻어 있는 미세한 분진이나 꽃가루 등을 잘 털어내고, 수술 뒤에는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수시로 인공 눈물을 투여해야 한다.

(도움말가톨릭대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만수 교수, 청담밝은세상안과 이종호 원장)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