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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다시 경쟁으로

Posted April. 02, 200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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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심상찮은 바람이 불고 있다.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통합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시장이 다시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2, 3위 업체인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이 통합을 포기하고 독자적인 생존을 추진할 경우 지금까지보다 더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두 회사간에 극심한 감정대립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을 묶어 경쟁력 있는 새로운 통신업체를 만들려던 정부의 통신시장 구조조정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통합결렬을 둘러싼 책임공방이번 통합논의 중단의 표면적인 이유는 두루넷의 전용선사업부문 별도매각.

하나로통신은 두루넷이 전용선 부문을 SK텔레콤에 별도 매각하기로 가계약한 점을 들어 지난달 31일 통합 논의 중단을 선언했다.

권택민() 하나로통신 상무는 두루넷이 하나로통신과의 협상과 별도로 극비리에 전용회선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이중플레이를 펼쳤다고 공격했다. 전용회선 사업이 빠진 통합은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두루넷은 전용회선 사업 매각은 올해 초 이미 공개한 내용이라며 결렬의 책임을 하나로통신측에 돌렸다.

이홍선() 두루넷 부회장은 1일 하나로통신이 통합협상을 주가 부양에만 이용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자신이 지난달 27일 신윤식() 사장을 만나 자산인수를 제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하나로통신측이 공개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시 무한 경쟁 체제로 가나두 회사의 통합이 불발되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두 회사간의 2위자리 다툼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부실화가 우려됐던 재무상태 개선에 일단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무리한 출혈 경쟁으로 두 회사의 취약한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만만찮다.

특히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올들어 가입자수가 800만명을 넘어서 포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가 따로 시장 경쟁에 나서면 1위 업체인 KT(옛 한국통신)와의 경쟁은 더욱 버거울 수밖에 없다.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가입자수는 각각 209만명과 130만명으로 405만 가입자를 보유한 KT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감정대립이 한고비를 넘기게 되면 두 회사가 생존차원에서 조만간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태한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