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8일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중동국 순방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8일 70년대 헨리 키신저의 셔틀외교(중재외교) 이후 가장 중요한 미국의 중동개입책이라고 평하는 등 이번 순방이 중동 평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8일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미사일을 퍼붓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 측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월 오기 전에 끝내자?이스라엘군 무장헬기는 8일 새벽 요르단강 서안 내 예닌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미사일 20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 소식통들은 난민촌에서 활동 중인 팔레스타인 전사 150여명이 투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를 부인하고 팔레스타인 전사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예닌과 함께 요르단강 서안 자치지구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저항이 가장 거센 나블루스에서도 8일 오전부터 5일째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의 이 같은 대규모 공세는 이번 주말로 예정된 파월 국무장관의 이스라엘 방문 이전에 끝날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참모총장 등 강경파들은 이슬람 과격세력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작전을 3, 4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랍권 반발팔레스타인인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중동 문제 개입 발표와 파월 국무장관 순방 사이의 시간차로 오히려 이스라엘이 군사행동을 강화할 시간만 벌게 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파월 국무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접근 가능성이나 안전문제 등 상황이 허락한다면이라며 이스라엘의 협조가 관건임을 시사하자 마르완 무아샤 요르단 외무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을 만나지 않는다면 순방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특히 파월 국무장관의 첫 방문지인 모로코에서는 7일 35만명의 군중이 참가한 반미시위가 벌어지는 등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시위도 격화되고 있다.
전망이 같은 대외적인 요인 외에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 강경파들이 여전히 이스라엘에 보다 많은 재량권을 주자는 의견을 굽히지 않는 등 대내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려 파월 국무장관이 이번 순방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뉴스위크 최신호(15일자)가 보도했다.
파월 국무장관도 7일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여행길이 될 것이라며 이번 방문 뒤 평안을 들고 오지 않을 것이고 휴전을 성사시킬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