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표 사업 등의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42사진)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에게 이권개입이나 대가관계 없이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줬다고 9일 스스로 공개했다.
그러나 최씨의 비서였던 천호영씨(37)가 8일 최씨를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한 상태여서 최씨의 자금 출처와 돈을 준 경위, 자금세탁 및 조세포탈 여부 등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천씨가 자신을 검찰에 고발한 데 대해 해명하기 위해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미래도시환경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홍걸씨와의 관계 등을 밝혔다.
그는 94년 미국에 유학할 때 홍걸씨를 알게 돼 형제처럼 지내왔다며 홍걸씨에게 용돈으로 몇천만원을 준 적도 있고 미국에서 홍걸씨가 승용차를 구입할 때 도와주기도 했으며 아내가 미국에 있는 홍걸씨에게 수만달러를 송금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나는 오래 전부터 사업을 해와 수십억원의 재산이 있기 때문에 홍걸씨를 도와줄 처지가 된다며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가 외자 유치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98년 9월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의 조사를 받게 되자 홍걸씨가 아버지(김 대통령)에게 철저히 진상을 가려달라고 얘기해줘 고맙게 생각했으며 수사 결과 무혐의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내가 홍걸씨를 도와주고 보살펴 주긴 했지만 나는 그에게서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며 하루빨리 검찰 조사가 이뤄져 의혹이 벗겨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천씨는 최씨에 대한 고발장에서 최씨가 정권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천씨는 또 최근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최씨가 이권에 개입한 대가로 돈을 받아 정권 고위층 인사의 친인척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지검은 조만간 천씨가 고발한 사건의 수사 주체를 지정하고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97년 당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국제담당 보좌역을 거쳐 98년 대통령직 인수위 대통령 당선자 보좌역을 지냈다.
최씨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 민정비서실 관계자는 홍걸씨가 최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최씨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는 사이가 아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씨가 홍걸씨의 성격까지 거론한 것 등에 대해 대단히 불쾌해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최씨는 자기가 홍걸씨에게 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알아보니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특히 사직동팀 조사에 대해서는 홍걸씨가 누구에게도 말할 위치가 아니었고 말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