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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이름으로"

Posted April. 16, 20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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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그랜드슬램을 향하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27미국)가 66번의 마스터스골프 사상 세 번째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전인미답의 한 시즌 그랜드슬램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15일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7270야드)에서 벌어진 제66회 대회 최종 4라운드.

우즈는 첫 홀부터 보기를 범한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 추격자들에게 단 한 차례도 역전을 물론 공동선두조차 허용하지 않은 채 마지막 홀까지 단독선두를 구가하며 완승했다.

우승스코어는 출전선수 중 유일한 두자릿수 언더파인 12언더파 276타, 우승상금은 100만8000달러.

이번 대회 직전까지 최종 라운드에 선두로 나선 24차례 대회에서 22차례 우승을 거둔 역전 불허 우즈의 놀라운 집중력은 비가 그쳐 위력을 되찾은 오거스타GC의 악명 높은 대리석 그린에서 유감 없이 진가를 발휘했다.

우즈는 이미 전반에 챔피언조로 맞대결을 벌인 구센을 5타차로 따돌리며 추격의지를 꺾었다. 후반에는 한때 2타차까지 바짝 따라붙은 비제이 싱(피지)과 어니 엘스(남아공)가 타수를 줄여야 하는 파5홀인 15번홀과 13번홀에서 오히려 쿼드러플보기와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자멸하는 바람에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우즈는 97년과 지난해를 포함해 통산 3차례 우승으로 잭 니클로스(6승)와 아널드 파머(4승)에 이어 역대 마스터스 다승 공동3위에 올라섰고 니클로스가 갖고 있던 마스터스 최연소 3회 우승 기록(26세 5개월)도 1개월 앞당겨 역대 최저타 우승기록(18언더파 270타)에 마스터스 신기록을 하나 추가했다.

한편 우즈는 프로 데뷔 7년 만에 메이저 7승으로 아널드 파머와 샘 스니드, 진 사라센, 해리 바든 등 골프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가 우즈보다 많은 선수는 니클로스(18회)와 월터 헤이건(11회),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이상 9회), 톰 왓슨(8회) 등 5명뿐.

이제 세계 골프계가 우즈에게 기대하는 진기록은 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미국PGA챔피언십)를 모두 제패하는 단일시즌 그랜드슬램.

우즈는 2000년 US오픈을 시작으로 2001마스터스까지 4대 메이저대회를 연속해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같은 해에 개최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진짜 그랜드슬램이라는 세계골프계의 유권해석에 따라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에 만족해야 했었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