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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감독' 자존심 대결

Posted April. 26, 200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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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털 축구의 전도사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6)과 월드컵 청부사 보라 밀루티노비치 중국 감독(58).

세계적인 축구 명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두 사람은 한국과 중국을 각각 사상 처음 16강에 진출시켜야 한다는 임무를 띠고 있는 용병 사령탑이란 공통점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초부터 한국축구대표팀을 체계적으로 조련해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고 밀루티노비치 감독 역시 중국 축구의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을 이뤄낸 데 이어 내친 김에 16강에까지 올려놓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는 상황.

이 두 세계적인 지도자가 27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인다.

히딩크 감독은 중국을 아직 한 수 아래로 평가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24일 중국전의 포인트에 대해 유상철 송종국 현영민 등 수비능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를 활용해 대체 수비수를 찾는 것이 이번 평가전의 목표라고 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수비라인 보강책과 함께 설기현 최용수 두 해외파를 스트라이커로 번갈아 투입하고 윤정환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해 다양한 득점루트를 개발하는 데도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최근 비공개로 집중 연마한 세트플레이도 중국전에서 가동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는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한번만이라도 한국을 꺾어달라는 중국 축구팬의 염원을 어깨에 걸머지고 있다. 78년 이후 한국과의 23차례 대결에서 8무15패의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내에서 이번엔 꼭 공한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요구가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했다. 그는 유럽파 양천(독일 프랑크푸르트)과 쑨지하이(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 등 정예 멤버를 대동해 25일 한국에 왔다.

각각 발가락과 무릎 인대를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닌 하오하이둥(다롄)과 위건웨이(톈진)까지 엔트리에 포함시켜 한국에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멕시코 코스타리카 미국 나이지리아 등 맡는 팀마다 월드컵 16강을 달성해 왔던 밀루티노비치 감독 역시 히딩크의 그늘에 그의 화려한 경력을 묻히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양종구 yjongk@donga.com · 황진영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