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사이의 메모리 설비매각 양해각서(MOU) 동의안이 하이닉스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부결됐다.
하이닉스는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10명의 사내외 이사 전원의 반대로 메모리사업 매각 MOU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MOU는 4월말까지 양사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이날 이사회 부결로 양사간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하이닉스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양사간의 협상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이사회는 이날 발표한 하이닉스 이사회의 입장을 통해 MOU 등은 매각 대금으로 인수하는 마이크론사의 주식이 지나치게 고평가됐고 우발채무 발생규모 등을 비현실적으로 추정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해외매각이 안 돼도 반도체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독자생존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한 독자생존의 길을 걷게 됐으며 법정관리나 청산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채권단은 하이닉스에 대해 새로 자금을 지원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독자생존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하이닉스는 향후 시장원리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매각협상을 주도해온 하이닉스 박종섭()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