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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축구 내가 맡는다-송종국

Posted May. 03, 20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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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사단의 황태자 송종국(23부산 아이콘스사진).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 등 축구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한국축구의 수준을 한 계단 높여가고 있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송종국의 오늘은 그냥 온 게 아니다.

도와준 사람들송종국의 축구인생에서 크게 영향을 미친 사람은 세 명이 있단다.

그 첫 번째가 배재중고 선배 박진섭(울산 현대). 배재중 1학년 때 특활시간에 축구를 하고 있던 송종국을 보고 1년 선배인 박진섭이 너 축구선수 한번 해보지 않을래?한 게 축구계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가 됐다. 그 후 송종국과 박진섭은 단짝이 된다. 송종국이 오른쪽 윙백이 된 것도 박진섭의 영향. 박진섭이 올림픽 대표시절 좌영표 우진섭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부동의 오른쪽 윙백으로 활동했는데 송종국이 이를 그대로 본받았기 때문이다.

김호곤 전 연세대 감독이자 현 부산 아이콘스 감독은 힘든 시절 송종국에게 큰 힘이 된 은인이다. 배재고의 전성시대를 이끈 뒤 연세대에 입학한 송종국. 거칠게 없을 것 같았지만 발목부상 등으로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많이 지켜야 했다. 그때 아버지 같이 지켜주며 절망한 그에게 희망을 심어준 사람이 김 감독이다.

그 다음이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 그는 송종국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히딩크 감독은 송종국에게 토털사커의 진수를 전수시킨다. 히딩크 감독은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자신의 까다로운 요구를 모두 소화한 유일한 제자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홍콩 칼스버그대회 출전 멤버로 처음 송종국을 만난 뒤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그의 이름을 명단에서 빠뜨리지 않고 소집, 압박축구의 핵으로 만들었다.

훈련 벌레백현영 배재중고 총감독은 종국이 같은 선수만 있으면 감독하기 쉽다고 말한다. 송종국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혼자 열심히 공을 차는 등 엄청난 노력파.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휴가 때에도 모교인 연세대, 아니면 집근처 스포츠센터로 달려가 컨디션조절에 힘쓴다. 집에서도 의자에 고무줄을 걸어놓고 발목강화훈련을 한다.

히딩크 감독은 송종국을 Model Student(범생이)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