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02월드컵 조별리그 두 번째 상대인 미국이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홈 평가전에서 관록의 팀 우루과이를 2-1로 제압,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미국은 이날 공격에서 특유의 조직력으로 매서운 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상대의 빠른 공격에 곳곳에 허점을 드러냈다.
최근 독일 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패한 미국은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초반부터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특히 우루과이 수비진을 헤집으며 종횡무진 뛰어다닌 신예 다마커스 비즐리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경계 대상이 나타난 셈. 미국은 전반 6분 제프 어구스의 코너킥을 토니 새네가 헤딩골로 연결시켜 세트 플레이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미국은 전반 40분 비즐리가 추가골을 넣었다.
반면 미국 수비진은 스피드를 앞세운 우루과이 공격수들을 제대로 막지 못해 고전했다.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는 미드필드부터 공이 단번에 문전으로 넘어가 공격수와 경합하는 상황에서는 번번이 우루과이 공격진에게 기회를 내줬고, 수비 뒤에서 돌아 들어가는 공격수들을 상대하는 것도 벅차 보였다. 후반 39분 우루과이의 미드필더 알바로 레코바가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뛰어들어가 패스를 이어받아 슛을 날릴 때도 미국 수비는 속수무책. 미국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의 손을 맞은 공은 문전에 있던 세바스찬 아브레우의 정면으로 떨어졌고 아브레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브레우는 이후 수 차례의 기회를 더 얻었지만 아깝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거나 프리덜의 선방으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한편 이 경기에서 미국의 수비형 미드필더 크리스 아머스는 무릎을 크게 다쳐 본선 출전이 사실상 좌절됐다. 국가대표간 경기(A매치)에 45회나 출전한 베테랑인 아머스는 전반 16분 몸싸움 없이 넘어지면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당했다.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며 주로 수비에서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던 아머스의 중도 하차로 미국은 미드필드진의 운용에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은 17일 자메이카, 20일 네덜란드와 평가전을 갖고 월드컵에 대비한 훈련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