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뒤질 수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영건 이천수(21울산 현대)와 잉글랜드축구대표팀의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23리버풀).
2002월드컵본선을 열흘 앞둔 21일 제주도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잉글랜드의 평가전은 이들 두 닮은꼴 스타가 벌이는 자존심대결로 불꽃이 튈 전망이다.
이천수와 오언은 많은 점에서 닮은꼴이다. 먼저 팀내 대표적인 젊은 피다. 이천수가 1m72, 오언이 1m75의 비교적 단신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또 100m주력에 있어 11초대 초반의 스피드(이천수)와 10초8의 빠른 발(오언)을 바탕으로 과감한 돌파로 승부수를 건다는 공통점도 있다. 다만 이천수는 자신감을 항상 겉으로 내보이는 외향적인 스타일이고 오언은 조용하고 내성적이라는 게 다를 뿐이다.
물론 세계무대의 이름값에선 이천수가 훨씬 뒤진다. 오언이 누구인가. 1998프랑스월드컵때 겨우 19세의 어린 나이로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는 월드컵에서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 무서운 신세대스타. 당시 강호 아르헨티나전에서 수비수 3명을 유린하며 골을 터뜨린 그 순간은 아직도 팬들의 기억속에 생생하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독일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해 5-1 대승을 이끄는 등 종횡무진 활약해 잉글랜드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이해 비해 이천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팀내에서도 주전경쟁을 벌여야할 입장이었다.
그러나 겁없는 신세대 이천수는 이 같은 이름값에서 오는 차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단신에 비슷한 스피드를 갖춘 상태에서 충분히 맞대결을 펼쳐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천수는 나는 오언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잘 모른다. 이번에 내가 어떤 선수인지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특히 이천수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잉글랜드전에서 그만의 거침없는 플레이를 펼쳐보여 개인적으로 간절히 염원하는 유럽진출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천수는 16일 열린 스코틀랜드전에서 전반 14분 그림 같은 드리블로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따돌리고 선취골을 터뜨리며 그동안 부상 등으로 부진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한껏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언의 각오도 남다르다. 사실 한국팀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한수 아래라는 정도만 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축구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련으로 급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외신보도를 접하고 있어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입장이다. 게다가 팀의 간판이자 주장인 데이비드 베컴이 부상중임에 따라 이번 평가전의 주장까지 맡게 돼 책임이 무거워졌다.
오언은 한국전은 우리가 다시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좋은 경기를 펼치고 일본으로 건너가 월드컵 우승을 노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