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서울대를 졸업한 학생 10명 중 3명은 취업하지 않은 상태이며 그 3명 중 1명은 고시준비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대가 대학원 중심 연구전문대학으로의 전환을 표방하고 있지만 대학원 진학률이 계속 낮아져 3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가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졸업한 41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4일 공개한 2001 서울대 졸업생 취업 현황에 따르면 취업이나 군 입대, 대학원 진학을 하지 않은 졸업생은 1363명(33.2%)이었다. 이는 지난해의 28.4%보다 4.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미취업자 1363명을 단과대별로 보면 법대는 졸업생 266명 중 130명(48.9%) 사범대는 420명 중 156명(37.2%) 사회과학대는 468명 중 174명(37.2%) 경영대는 255명 중 91명(35.7%) 인문대는 310명 중 104명(33.6%) 등이었다.
미취업자 가운데 각종 고시를 준비 중인 졸업생이 462명(33.9%)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대학가의 고시 열풍을 확인시켜 주었다. 고시준비생은 전체 졸업생을 기준으로 보면 10명 중 1명 꼴이다.
고시준비생을 단과대별로 보면 법대가 졸업생 266명 중 127명(47.7%), 사회과학대는 468명 중 117명(25.0%), 경영대는 255명 중 77명(30.2%) 등이었다. 공대도 졸업생 937명 중 26명, 치대는 94명 중 5명이 고시준비생이다.
경영대의 경우 석사 졸업자 158명 중 21명(13.3%)이 고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사회과학대의 박사 졸업자 1명도 고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원 진학률은 2000년 36.7%, 2001년 32.5%에서 올해는 24.5%로 크게 낮아져 대학원 중심 연구전문대학의 전환 구상을 무색케 했다. 특히 인문대는 21.6%, 사회과학대는 19.4%에 그쳐 문과계열의 대학원 교육이 위기임을 보여줬다.
취업, 군 입대, 대학원 진학을 모두 합친 총 취업률은 66.8%로 지난해의 71.7%보다 4.9%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군 입대와 대학원 진학을 제외한 순수취업률은 34.4%로 지난해의 33.5%보다 약간 높아졌다.
98년 이후 총 취업률은 점차 낮아지고 순수취업률이 다소 높아지는 것은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기피하고 병역을 면제받는 벤처기업 등에 취업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자연과학대의 순수취업률은 14.2%로 전체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지난해의 22.1%보다 7.9%포인트나 낮아져 자연계의 취업난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보여줬다.
인문대와 사회과학대 박사 졸업자들의 순수취업률은 각각 42.5%와 55.5%로 전체 박사 졸업자의 순수취업률 87.2%를 크게 밑돌아 인문사회계의 박사 실업자 문제도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고려대는 올해 졸업생 4052명 가운데 미취업자가 571명으로 14.5%의 미취업률과 61.6%의 순수취업률을 기록했으며 연세대는 4234명의 졸업생 중 876명이 미취업해 20.7%의 미취업률과 52.5%의 순수취업률을 나타냈다.
서울대 관계자는 졸업생들이 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기 위해 고시에 몰리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기대 수준에 부응하는 직업을 갖게 될 때까지 미취업 상태로 남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