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의 생리를 이용해 세균 감염과 겨드랑이 냄새를 근원적으로 없애주는 비누와 탈취제가 개발되고 있다.
세균 감염을 막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비누로 씻는 것. 비누는 우선 물리적으로 피부에 달라붙은 세균을 떼 내고 그래도 남은 세균은 비누에 항생물질을 첨가해 성장을 억제시킨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슈퍼비누는 아예 처음부터 피부에 세균이 달라붙지 못하게 한다.
미국 뉴저지주 피스캐터웨이 소재 콜게이트-팔몰리브 기술센터의 연구진이 개발중인 슈퍼비누는 바셀린과 같이 화장품에 주로 이용되는 물질들을 이용해 피부에 일종의 보호막을 형성한다.
연구진은 한쪽 팔은 일반 비누로 씻고 다른 쪽은 이번에 개발된 슈퍼비누로 씻은 다음 세균이 묻어있는 플라스틱 판을 양팔에 문질렀다. 3번의 실험 결과 슈퍼비누로 씻은 팔에는 일반 비누에 비해 세균의 수가 5058% 가량 적게 나왔다.
겨드랑이 냄새는 피부에 사는 세균이 땀 속의 철분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기존의 탈취제는 에탄올로 이 세균을 직접 죽이지만 금세 휘발되기 때문에 효과가 지속되지 못했다.
영국 포트 선라이트 소재 유니레버 연구개발실험실의 앤드루 란다 박사는 세균이 철분을 흡수하지 못하게 중간에서 가로채는 방법을 이용해 탈취 효과를 높였다.
란다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두 가지. 첫 번째는 세균에 앞서 땀에 녹아 있는 철 이온과 결합하는 물질이다. 이렇게 되면 세균이 바로 흡수할 수 있는 철 이온이 없어지게 된다. 궁여지책으로 세균은 땀에 들어있는 단백질에서 철 이온을 뽑아 쓰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두 번째 물질은 단백질에서 철 이온을 미리 뽑아낸다. 밖으로 나온 철 이온은 다시 첫 번째 물질과 결합해 끝내 세균이 철 이온을 흡수하지 못하게 만든다.
연구진은 50명의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시제품을 2주간 시험 사용한 결과 세균이 90%나 감소되고 겨드랑이 냄새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기존의 탈취제에 이들 물질을 넣어 사용한 경우 24시간이 지난 뒤 세균의 수가 에탄올만 들어간 탈취제보다 훨씬 줄어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들은 최근 미국 솔트레이크시에서 개최된 제102차 미국 미생물학회 정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