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및 상임위원장단 임기가 29일 종료됐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원() 구성 협상이 끝내 결렬됨으로써 국회 기능이 정지된 식물 국회 상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2월 양당이 국회의 중립적 운영을 위해 국회의장의 당적 이탈 및 자유투표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까지 처리해 놓고도 국가적인 행사인 월드컵을 앞두고 법정시한까지 넘겨가며 의장직을 둘러싼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대해 당리당략에 따른 제몫챙기기로 국가 망신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또한 사채이자의 법정한도를 규정한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과 보호에 관한 법률과 일용직 근로자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한 고용보험법 등 19개 주요 민생법안의 처리 지연이 불가피해졌고, 국가신인도와 직결된 예보채 차환동의안 처리도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박관용()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한 뒤 참석 의원(113명)이 모두 회의장에 들어가 본회의 개회를 요구했으나 이만섭() 국회의장이 성원 미달을 이유로 사회를 거부, 의장단 선출에 실패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김대중() 대통령의 당적 이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당이라 우기며 전반기처럼 의장직을 차지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향후 정계개편으로 몰고가려는 음모이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정균환() 원내총무는 국가신인도와 직결된 예보채 차환동의안 처리도 협조해 주지 않는 한나라당이 의장까지 맡으면 민생 현안 처리가 더욱 차질을 빚게 된다며 국회를 선거운동장으로 만들려는 한나라당이 의장을 맡으면 국정 개혁은 중단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