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증권과 투자신탁 등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금지조치를 7월1일로 해제키로 공식 선언해 세계 자본주의로의 개방에 중대한 1보를 내디뎠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4일 공고를 통해 외국자본이 증권회사의 경우 전체 지분의 3분의 1까지, 투자신탁회사는 전체 자본의 33%까지 참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은 통신 유통 보험 등에 이어 증권 등 금융분야에서도 외국자본의 참여를 허용해 오랜 금기의 빗장을 풀면서 국경 없는 국제자본권에 공식 편입됐다.
중국이 증권 및 투자신탁회사를 대외에 개방한 것은 두가지 노림수라는 분석.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개방 일정대로 약속을 지킨다는 점을 대외에 과시하는 동시에, 외국 자본의 유입과 더불어 선진 노하우를 도입함으로써 초보단계의 중국 증시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미다.
공고에 따르면 외국 자본은 중국 국내 증권회사나 투자신탁회사에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외국 자본이 참가한 증권회사가 중국 기업의 주식 거래는 물론 국채 회사채도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증시 활성화가 주목적중국에 선전(쉌)과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문을 연 것은 90년대 초. 당시 중국은 국유기업 개혁의 방안으로 주식제 도입을 장려해 기업들의 증시 상장을 부추겼다. 그 결과 중국 내 상장기업 수는 91년 14개사에서 2000년 1088개사로 늘었으며, 주식 시가총액도 94년 3691억위안에서 2000년 4조8091억위안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중국의 증시는 90년대 후반 들어 혼미를 거듭했다. 권력층의 자제(태자당)들이 낀 큰손들의 장난으로 개미투자자들의 손실이 잇따르면서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 증시 질서재편이 올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주요 의제로 떠오른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중국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일단 크게 기대하고 있다. 광파()증권의 팡자춘() 총재는 중국 증시에 국제적 표준이 도입되는 계기가 될것이라며 중국 증시의 성장을 부추길 것이라고 평했다.
외국기업 속속 상륙증권회사 등에 대한 투자 빗장이 풀리면서 외국기업의 중국 상륙이 가속화될 전망.
미국의 대표적 증권회사인 모건 스탠리는 중국건설은행과 합작설립한 중국국제금융회사(CICC)를 통해 5월말부터 증권 위탁중개매매업무를 시작했으며 프랑스 독일의 증권회사들도 중국과의 합작을 급가속화하고 있다.
프랑스의 리앙증권은 상차이()증권과 합작의향서를 교환했으며 파리의 한 증권사는 창청(), 독일의 한 증권사는 인허()증권과 협력키로 합의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외국증권사들의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중국 증시가 선진화된 기법 아래 빠르게 성장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중소 증권업체들의 도태도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