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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존심 살렸다

Posted June. 06, 200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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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자존심.

월드컵 D조 예선 1차전에서 한국이 폴란드를 2-0으로 꺾은 데 대해 아시아 각국 국민들이 마치 자기나라의 경사처럼 기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등 아시아 각국 언론은 5일 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렸다며 한국과 폴란드전을 이례적으로 1면 머리기사로 크게 보도했으며, 경기를 관람하던 각국 국민들은 한국의 골이 터질 때마다 마치 자국 선수가 골을 넣은 듯 열광했다.

이런 아시아 국민들의 열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이 독일과 코스타리카에 각각 8-0과 2-0으로 패하고 일본마저 벨기에와 2-2로 비긴 가운데 한국이 동유럽의 강호 폴란드를 대파, 아시아 국민들의 자존심을 살려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인도네시아의 최대 일간지 콤파스는 5일 한국이 일냈다는 제하의 1면 톱기사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얼굴을 빛냈다며 아시아인들은 행복과 기쁨을 만끽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한국팀을 극찬했다.

이 신문은 또 서울시민 수천명이 대로에서 태극기와 빈 물병을 흔들며 환호하는 장면의 사진을 1면 상단에 싣고 월드컵에 여섯번째 출전한 한국이 감격의 첫 승을 일궈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4일 식당과 카페, 가정집에서 민영 RCTV를 통해 독점 중계된 경기를 관람하면서 히둡라 코레아(한국 만세)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한국을 응원했으며 한국이 승리하자 서양인들에 대한 축구 열등의식을 한국이 일거에 씻어줬다며 열광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정론지 신보는 5일 자랑스러운 한국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의 축구 경기 결과는 한국 경제처럼 자랑스럽다며 한국이 금융위기에서 신속히 벗어나 급속도로 경기 회복을 한 것이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 원동력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일간 명보도 5일 인터넷판에서 한국이 스피드와 승부 근성, 개최국 이점 등 삼위일체로 강호 폴란드를 시종일관 리드, 4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고 전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축구의 잠재력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가 인구 370만명의 코스타리카에 0-2로 진 중국의 신문들은 5일 일제히 한국과 일본의 활약을 대서특필하면서 지면 곳곳에서 한국과 일본을 본받자고 주장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지 중국체육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에 0-8로 완패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시각을 바꿨다고 전했다.

중국 신문들은 중국팀은 (양국에 비해) 의심할 여지없이 뒤져 있다며 중국은 장기적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팀 운영 방식 등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영자지 아랍 뉴스는 한국, 아시아를 위한 길을 열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팀의 팀워크와 패스, 공격이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었다며 사우디 팀의 패배를 한국팀의 승리로 보상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종대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