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만에 이뤄낸 월드컵 본선 첫승의 감동과 열기가 5일까지 지속됐다.
4일 밤 기쁨을 만끽한 시민들은 5일 새벽까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승리의 축제를 이어갔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온통 축구 얘기로 꽃을 피웠다. TV에서 재방송한 경기를 보느라 밤잠을 설친 직장인들이 지각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회사원 김모씨(31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밤늦게까지 서울 세종로에서 거리응원을 한 뒤 귀가해 오전 2시까지 TV로 경기를 다시 봤다며 출근이 늦어 상사로부터 잔소리를 듣긴 했지만 동료들과 지난 밤 축구 얘기로 웃음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승리에 대한 흥분과 환호는 이어졌다.
5일 하루 동안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은 한국팀의 승리에 대한 감동의 글들로 뒤덮이다시피 했다. 국가대표팀의 팬클럽 사이트 개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대형 포털사이트 다음에 따르면 경기 직후 월드컵이란 단어가 인기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 사이트의 월드컵 코너는 네티즌들의 갑작스러운 접속 폭주로 경기 직후 5분여 동안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의 팬클럽 사이트는 60여개가 새로 만들어졌다.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며 첫승에 각종 상품 등을 내건 기업들은 약속을 지키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한국팀이 승리하면 점심 때 냉면을 무료로 주기로 한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9층 한정식집 금강산은 이날 2000여명의 손님이 몰려 오후 1시까지로 예정한 행사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손님을 맞았다.
식당 주인 여운옥씨(49여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생각했던 예산을 많이 초과했지만 한국이 첫승을 거둬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첫골의 주인공을 맞힌 120명의 고객에게 홈시어터 TV 등을 상품으로 주겠다고 약속한 미도파 상계점은 이날 오후 1시 수천명의 당첨자 가운데 120명을 뽑는 추첨행사를 가져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붉은색 티셔츠도 불티나게 팔렸다.
서울 은평구 E할인매장 홍순성 대리는 한국팀의 승리로 가뜩이나 모자라는 붉은 악마 응원단의 상징인 비 더 레즈(Be the Reds) 티셔츠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머플러나 호각 등 응원 소품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