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조천형() 황도현() 하사는 포대 안에서 끝까지 응사하다 숨져 있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해교전에서 지옥과도 같았던 총격전을 끝내고 30일 오전 1시경 경기 평택시 2함대 사령부에 귀환한 232편대 358호 고속정 최영순(29대위) 정장은귀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습 당한 357호정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던 최 정장은 적함이 포신을 357호정 조타실로 향한 채 다가오자 숨진 윤영하() 정장과 교신을 하며 적함을 주시했다.
불과 몇 초 지나지 않아 펑하는 소리와 함께 적함의 대구경, 소구경포가 일제히 요란한 소리를 내며 357호정의 조타실을 명중시켰습니다. 357호정의 좌현에서 화염과 함께 파편이 튀고 연기 속에서 고성이 오갔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최 정장은 얼마 후 적함에서 소총만 간헐적으로 발사되는 가운데 피격된 357호정의 구조에 나섰다.
357호정에는 전사자와 부상자가 나뒹구는 등 지옥 같았습니다. 함교(지휘대) 위에서 윤 정장이 피를 흥건히 흘린 채 쓰러져 누군가가 인공호흡을 시키고 있었고 그 옆에 있던 부장은 다리 아래쪽에 파편을 맞아 살이 터진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또 숨진 조 하사와 황 하사는 함정 중간과 후방의 21, 22포대 안에서 방아쇠를 두 손으로 꼭 붙잡고 가슴에 안은 채 숨져 있었다고 전했다.358호정은 좌측으로 침몰해 가는 357호정을 끌고 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인명구조가 끝난 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최 정장은 살아남은 357호정의 대원들은 함정이 침몰하는 순간까지 배를 사수하며 떠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초 응사 이후 적함에서도 2030명 정도의 사상자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357호정 전탐사 한정길(26) 중사도 참석했다.
조타실에 있던 한 중사는 함정이 피격된 직후 윤 정장이 있던 함교 위로 올라갔으나 이미 화염과 연기로 앞을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피격 후 조타실 내 장비가 손상돼 배가 제자리에서 오른쪽으로 빙빙 돌고 있었고 적함이 그 뒤를 계속 쫓아오며 사격을 해댔습니다. 함교에 올라갔더니 부장이 180도 돌려야 한다. 내려가야 한다고 외쳐 자리로 돌아왔습니다.한 중사는 적이 먼저 조타실을 노렸다며 357호정의 속도는 줄지 않았으나 조종타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중사는 또 첫 교전 후 12분 사이에 1000여발의 실탄을 모두 발사했다며 첫 사격 후 적함에서 간헐적으로 소총만 발사해 적도 상당한 피해를 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