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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경제특구

Posted July. 08, 200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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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6년 조선은 일본의 강압 아래 최초의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을 맺고 부산 이외에 2곳을 개항하기로 합의한다. 조약이 맺어지게 된 직접적인 발단은 영종도 근해에 나타난 일본 군함 운요호가 강화도에 접근하자 초지진의 수비병들이 발포함으로써 비롯됐다. 영해에 침범한 외국 군함에 대한 발포는 당연하지만 이듬해 일본은 다시 군함을 앞세워 운요호 포격에 대한 배상과 개항을 요구한다. 서기원()의 소설 광화문에는 당시 운요호가 강화도에서 포격전을 벌인 뒤 영종도에 선제 포격을 가하고 상륙해 공격하는 상황이 잘 그려져 있다.

100여년 전 제국주의 열강에 의해 문을 열었던 동아시아 각국은 지금 개방을 통해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과거에는 개항이 개방을 뜻했다면 이제는 이른바 경제특구가 개방의 수단이다. 중국은 1980 선전(쉌) 주하이() 산터우() 샤먼() 등 4대 경제특구를 지정한 이후 괄목할 만하게 발전했다. 특구 지정 이후 중국은 연평균 9.8%의 경제성장을 기록했고 20년 동안 국내총생산이 20배로 증가했다. 무역액도 매년 15%대로 늘었고 외환보유액은 1500억달러대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중국의 경제특구는 덩샤오핑()에 의해 시작됐다. 1979년 덩은 남부 광둥()성을 방문해 경제특구의 창설을 처음 제안했다. 그는 특구가 기술과 지식을 받아들이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경제특구 건설에 박차를 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해안지역의 4곳에 이어 1988년에는 하이난()섬 경제특구도 가세해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경제특구의 성공 비결은 외국 자본의 유치에 있다. 특구 내의 기업에 세제 특혜를 주고 기업인들의 비자 신청을 간소화하는 등 기업활동을 편리하게 함으로써 외국 기업을 끌어들였던 것이다.

일본 군함 운요호가 공격했던 영종도 일대가 경제특구로 지정돼 개발될 예정이다. 동북아시아의 물류 및 비즈니스 거점으로 만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주변 영종도에는 미니 신도시를 비롯해 물류관광단지를 만들고 용유도 무의도는 종합관광단지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특구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경제특구로 지정됐다고 해서 발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도로 항만 통신시설 등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영종도 일대에 외국 기업과 상선들이 몰려오기를 기대한다.



박영균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