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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청와대 기자간담회

Posted July. 15, 200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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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들들 비리 문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과 의견을 밝혔으나, 그동안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이 요구해 온 것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어 김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아들들의 비리연루에 대해 사과한 뒤 아태재단을 전면개편하고 친인척 비리의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은 7개월의 임기 동안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아태재단을 해체하라는 정치권의 요구를 외면한 데다 장남인 김홍일() 의원의 탈당문제에 대해서도 본인의 문제라며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아태재단을 전면 개편해 사회적 명망이 있고 정치적 색채가 없는 분들이 맡도록 할 것이며 앞으로 새 이사진이 꾸려져도 참여하지 않고 재단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아들들의 비리연루와 관련해선 일생에서 지금처럼 참혹하고 참담한 때가 없었다며 거듭 사과했으나, 전현직 국가정보원장이 차남인 홍업()씨에게 떡값을 준데 대해서는 내가 듣기로 개인적인 돈을 줬다고 알고 있다. 아무리 개인적이라고 해도 내 자식이 돈을 받은 것은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아들들 비리에 대해) 사전보고를 받지 못했고 그와 관련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도 있어 제도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생각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장상() 국무총리서리 지명에 대해서는 사전검증을 했지만 여러가지 말이 나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국회 인준과 관련해서는 잘 되지 않겠는가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각당 대선후보 및 지도부와 만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잡히면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며 그러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여서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 내용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아들들 비리에 대한 사과와 함께 엄정 처벌받는 데 이의가 없다고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진지한 자세로 국민에 사과하지 않아 실망이다며 진정 반성한다면 특검제와 국정조사, TV청문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논평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전반적으로 국민 여론을 감안해 변화를 모색하려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면서 김홍일 의원 거취 문제는 김 의원 본인이 판단할 문제이다. 아태재단에 대한 언급은 국민여론을 감안한 진일보한 태도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철희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