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엔 태극 전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전사도 있다.
정규리그 초반 득점과 도움에서 K리그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과 이에 도전장을 낸 토종 스타들의 대결이 흥미를 끌고 있다.
특히 용병 선수들은 뛰어난 경기력과 더불어 특이한 골 세리머니로 축구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요즘 K리그에서 화제를 부르는 선수는 단연 부천 SK의 다보(21). 아프리카 말리 국가대표 출신인 다보는 정규리그 2경기에서 3골을 기록,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연봉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에 올해 초부터 부천에서 뛰기 시작한 다보는 부천에서 복덩이 대접을 받고 있다.
어린 나이어서 당초 경험 부족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비탈리, 곽경근 등 주전 스트라이커의 부상 공백을 틈타 들어와 일약 팀내 최고 골잡이로 떠올랐다. 13일 한국에 들어온 18세 부인 제시아와 인천에 신접살림을 차린 이후 더욱 힘이 솟는 듯.
다보는 골을 넣을 때마다 그라운드에서 춤을 추거나 겅중겅중 뛰어다니며 관중의 폭소를 끌어내기도 한다.
부산 아이콘스의 유고 용병 마니치(30)가 10일 성남 일화와의 홈 경기에서 보여준 휴대전화 세리머니도 한동안 축구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골을 넣은 후 휴대전화를 들고 관중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으로 잉글랜드 리버풀의 골잡이 에밀 헤스키의 세리머니 장면을 연상시켰다. 2골을 기록한 마니치는 다보에 이어 득점 랭킹 2위에 올라있다. 발군의 스피드와 골 결정력으로 도움 2개를 기록 중인 콜롬비아 출신의 팀 동료 하리(28)와 환상 호흡을 맞추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의 마케도니아 용병 코난(30)도 3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향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골을 잡아 한국 무대에 무난히 적응한 코난은 올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위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부터 크로아티아 출신의 메도(25)를 새 도우미로 받아들인 것이 코난에게는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메도는 정확하고 강한 센터링으로 2개의 도움을 기록 중.
국내선수 중에서는 박동혁(23전북 현대)과 신태용(31성남 일화)이 각각 2골로 용병 골잡이들에게 도전하고 나섰다.
박동혁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오가는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 들어 헤딩 연속골을 터뜨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상했다. 아디다스컵부터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 중.
노장 신태용 역시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지난해 최우수선수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