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임금과 물가 인상 등 가격개혁 조치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단위 및 사업소별로 실적제를 병행 실시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장경제 체제의 도입 실험에 나선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중국의 한 북한 소식통은 외부에서는 북한 근로자들의 월급 인상과 물가 현실화, 배급제 폐지 등에 주목하고 있으나 최근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경제 개혁 중 가장 의미있는 조치는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도입한 실적제는 단위 및 사업소별로 국가에 일정액의 세금을 내고 남는 이윤을 임금 지급은 물론 직원들의 후생복지나 시설 확충 등에 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이 소식통은 북한의 실적제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노선을 처음 채택하면서 도입한 생산책임제와 같다면서 북한은 실적제 도입으로 부문별로 생산성을 향상해 경제난과 체제붕괴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이같은 경제개혁 조치는 이미 그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해 각 사업소를 떠났던 근로자들이 직장으로 돌아오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그는 또 북한 주민들은 월급이 오른 만큼 물가도 오르기 때문에 임금인상보다는 실적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근로자들은 대폭 인상된 월급과 함께 실적제의 혜택을 받는 것이 암시장에서 장사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돼 직장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것. 그동안 단위나 사업소 등을 떠났던 근로자들은 70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는 일한 만큼 분배한다는 사회주의 원칙 및 노동자 우대 원칙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 자본주의적 요소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체제 붕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중국이 시장경제 실험에 성공한 여러 조치 중 필요한 부문만 선별 도입키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예를 볼 때 북한의 다음 실험은 외환 현실화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달러를 현실화하는 것은 북한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일정기간 준비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이같은 경제개혁 조치들을 7월에 부분적으로 시행한 데 이어 8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