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은행합병 다음은 신한-한미

Posted August. 06, 2002 21:57,   

ENGLISH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은행업계 재편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독자생존이 어려운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은 서로 합병하거나 제일은행과의 합병을 적극 모색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이 은행 대형화를 향한 신호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도 6일 추가 합병을 통해 1, 2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혔으며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두 은행의 합병에 대해 생존을 위한 기본 조건을 충족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뜻이다.

하나은행은 1971년 투자금융회사로 시작해 91년 은행으로 탈바꿈한 뒤 10여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국내 은행업 재편3월말 현재 하나-서울은행의 자산은 82조원으로 국민(194조원), 우리은행(86조원)에 이은 3위. 하나의 성장세로 볼 때 곧 우리은행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우량은행으로 평가받던 신한(66조원)과 한미은행(36조원)의 위상은 크게 흔들린다. 한미는 제일은행(27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소규모 은행으로 전락한다. 지점수는 제일(392개)보다 적은 227개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틈새시장이 없어 은행들이 대형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에서 국내 우량은행 중 국민을 제외한 하나 신한 한미의 독자생존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에셋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업은 과도기여서 우선 규모를 키워 살아남는 게 우선이라면서 하나은행이 먼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급해진 신한 한미답보 상태인 신한지주와 한미은행의 합병 논의에서 가시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JP모건과 칼라일이 합병에 대해 각각 찬반 의견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독자생존이 어려운 만큼 합병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교보증권 성병수() 애널리스트는 한미은행의 주가가 장부가격보다 지나치게 높아 신한과 의견차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주가가 떨어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당 6800원에 인수한 칼라일이 높은 수익률을 원하면 합병이 지연될 수도 있다.

외환과 조흥은행은 금융지주회사로 나아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환과 조흥의 고민은 다른 은행을 인수할 능력은 없고 피인수 대상으로서의 매력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라면서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독자생존을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나연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