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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소유-경영 분리 민영화 첫발

Posted August. 20, 200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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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통신업체 KT(옛 한국통신)가 공기업의 옷을 벗고 민간 기업으로 공식 출범했다. KT는 2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본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용경() 사장내정자를 사장으로 선임하고 민영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해 민영 기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정보통신부는 이날 주총에서 대주주(28.4%) 권한을 행사해 이 같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올 5월 보유지분을 모두 팔았지만 상법상 이날까지 대주주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로써 KT는 1981년 12월 정통부(옛 체신부)에서 분리돼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출범한 지 20년여 만에 완전한 민간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용경 KT 사장은 이날 주주가치 중시, 기업가치 극대화 경영으로 KT를 세계 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영 KT, 어떻게 달라지나민영화에 따라 앞으로는 정부로부터 경영간여를 받지 않고 민간 주주들의 자율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공기업의 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민영화특별법) 적용 대상에서 빠져 감사원 감사 및 국정감사도 받지 않는다.

정관을 고쳐 주식 취득 및 지분구조에 대한 제한도 없앴다. 외국인 지분한도가 37.2%에서 49%로 확대됨에 따라 외국인들은 KT주식 11.8%(3700만주)를 더 살 수 있다. 단일주주의 15% 소유 한도와 장내매입 5% 제한 조항도 폐지했다.

그러나 규제와 간섭에서 자유로워진 KT로서는 민간기업으로서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 사장은 인력감축 등 하드웨어적 구조조정보다는 인력 재배치, 인력개발 등 소프트웨어적 방법으로 경영효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소유와 경영은 분리정관 개정을 통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 체제를 갖췄다. 사외이사를 7명에서 9명으로 늘리고 감사위원회를 신설한 것 등이 그것.

이에 따라 KT 이사회는 경영진 6명,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다. 경영진은 매년 경영계약을 하고 목표에 못 미치면 해임되거나 성과급을 덜 받는다.

또 그동안 사장이 겸임하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함으로써 전문 경영인에 대한 감시장치도 마련했다. 최대주주인 SK텔레콤에 대한 견제 장치도 마련했다. 경쟁사나 경쟁사 관계사의 임직원이 KT의 사외이사로 선임될 수 없도록 하고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것이다.



김태한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