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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26 중 야오밍 미 데뷔 합격점

Posted August. 23, 200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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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2m26)이 미국 코트를 첫 경험했다.

중국 농구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야오밍은 23일 미국 오클랜드에서 열린 중국과 미국의 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13득점, 11리바운드, 6블록슛을 기록했다.

승부는 미국대표팀이 84-54로 30점차 압승. 세계 최고임을 뽐내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로 구성된 미국 드림팀이 아시아 농구지존을 상대로 한마디로 한수 지도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60점차,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47점차 났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셈.

이날 경기는 승패와 상관없이 올 6월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은 휴스턴 로키츠 신입생 야오밍의 활약 여부에 온 관심이 쏠렸다.

이날 관중은 NBA 빅게임 때와 마찬가지인 1만9873명. 관중의 대부분이 오히려 중국팀을 응원해 야오밍이 NBA 흥행카드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얘기다.

야오밍은 이날 12개의 야투 중 5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골대에서 3.5m 떨어진 곳에서 순간 돌아서며 던지는 턴어라운드슛은 NBA 선수들도 속수무책이었다.

큰 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체중(135), 게다가 미국선수들에 비해 상체가 약해 골밑에서 무력할 것이라는 우려도 기우라는 것이 드러났다.

NBA에서 힘 좀 쓴다는 안토니오 데이비스, 벤 월러스 등 센터들이 그를 골 밑에서 몰아내려 했지만 좀처럼 밀려나지 않았다. 마이크 핀리는 경기 후 그는 대우받을 만 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경기 직전 여기는 우리무대다, 혼을 좀 내주겠다고 공언한 지난시즌 정규리그 리바운드왕 월러스(2m6)는 경기중에 점프하다가 야오밍 위로 떨어져 무등타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고생을 했다. 야오밍도 오른손에 작은 부상을 입는 등 자존심 싸움이 대단했다.

야오밍은 아직 구단과 계약체결을 하지 않았지만 전체 2순위로 시카고 불스와 계약한 제이 윌리엄스가 3년에 918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보아 같은 기간에 1000만달러가 넘어갈 것은 분명하다.

돈을 받으면 가장 먼저하고 싶은 일이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이라고 말한 야오밍은 미국화되고 있음을 뽐내기도 했다. 지난 3일 동안 중국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았고 스테이크가 가장 맘에 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농구의 또다른 기둥인 왕즈즈(2m16댈러스 매버릭스)는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항공편으로 오클랜드로 날아왔으나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왕즈즈는 30일부터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7월 중국에 건너오라는 중국농구협회의 지시를 거부하고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러 불화를 빗고 있다.

왕즈즈는 직접 현장에 찾아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으나 왕 페이 감독이 이는 협회의 문제라고 하는 등 왕즈즈 문제자체를 회피하고 있다.

어쩌면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중국농구 트윈타워의 활약을 볼수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협회는 왕즈즈를 예비선수 명단에 넣어 막판 조율 가능성은 남겨놓고 있다.

미국은 역대 세계선수권에서 세 번 우승했고 중국은 최고성적이 8위. 아시아권이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은 필리핀이 54년에 차지한 3위. 한국은 70년 11위가 최고다.



전 창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