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돈 일부 아태 운영비 사용

각종 이권 청탁 명목 등으로 47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홍업() 전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은 기업 등에서 받은 돈의 일부를 아태재단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씨는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97년 대선 이후 부친께서 아태재단 후원회를 열지 못하게 해 재단운영이 어려웠다며 (기업 등에서) 받은 돈의 일부를 재단 운영비와 야당 생활을 같이 한 사람들의 지원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부친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주변 관리를 잘하라고 당부했는데 내 잘못으로 현 정부가 국민에게 부패한 모습으로 비쳐지게 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또 김성환()씨 등 오랜 친구들과 자주 어울렸으나 친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받았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성환씨가 검찰 조사 등에서 자기 스스로를 나의 집사 등으로 지칭했다는 얘기를 듣고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유진걸() 이거성()씨 등 측근 3인방이 기업에서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지만 자신이 직접 받은 돈에 대해서는 청탁이나 이권 관계로 받은 것이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정위용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