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대법원장-헌재소장 국감 출석하라

Posted September. 06, 2002 23:03,   

ENGLISH

국회 법사위가 6일 국회의 권위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기간 중 실시되는 대법원(10월2일)과 헌법재판소(9월16일)에 대한 감사기간 중 최종영() 대법원장과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을 직접 증인으로 출석시켜 답변을 듣기로 합의해 파문이 일고 있다.

법사위측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측은 즉각 최고재판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장을 국회 감사장에 불러내겠다는 것은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위헌적 발상이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과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일정 및 진행방식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입법부인 국회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올해 국감부터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이 직접 감사에 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법사위는 곧 이 같은 방침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통보할 예정이다.

두 기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는 지금까지 대법원은 법원행정처장이, 헌법재판소는 사무처장이 국감장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게 관례였다.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은 피감기관의 장이기 때문에 증인에 해당되지만, 감사 개시 직후 인사말만 한 뒤 국감장을 퇴장해왔다.

대법원 고위 관계자는 기존의 관례가 있는데 국회가 갑자기 관례를 왜 바꾸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내부의견을 모아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측은 이날 관계자 회의를 갖고 공보관을 통해 공식 대응을 하기로 했다.

헌법재판소측도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장을 국회에 부른다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재판에 관여하려는 것 아니냐며 이는 국회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하종대 부형권 orionha@donga.com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