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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네 멋대로 해라 팬 사랑은 여전

Posted September. 22, 200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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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노인복지회관 앞 택시정류장.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주인공 복수(양동근)와 경(이나영)의 약속장소였던 이 곳은 팬들의 사연이 담긴 메모지와 풍선이 유리벽에 가득 붙어 있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나도 이해할 수 없으나 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곳에서 새벽을 맞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복수와 경이 나타날 것만 같아요.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 남성과 키보디스트 여성의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는 젊은이의 혼돈과 방황을 사실적으로 그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률은 1520%에 그쳤지만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동호회가 등장하는 등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이 곳 이외에도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장소들을 모은 네멋 투어도 등장했다. 인터넷 사이트 다음(www.daum.net)의 동호회 네멋 30에는 미래가 복수를 바래다 주던 계단 미래와 강이부인이 싸우던 곳 경이가 복수 손 씻어주던 곳 복수와 경이 라면 먹던 분식집 등 홍대 인근의 촬영 현장을 찾아가는 법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또 최근에는 복수와 경이 함께 놀러갔던 포항의 호미곶을 찾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드라마에 삽입됐던 3호선 버터플라이의 음반은 8000장을 찍었지만 현재 매진된 상태. 한 대형 레코드점 직원은 무명 그룹이지만 음반을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네멋대로 해라의 연출을 맡았던 박성수 PD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자극적으로 다루기 보다 휴머니즘을 극대화한 게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며 팬들의 열기 덕분에 종영한 드라마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경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