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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만 걸치다 AVATAR 울고 웃네요

Posted September. 25, 200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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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박혜진씨(26)가 온라인 게임 넷마블(www.netmarble.net)에 접속, 본인의 아바타를 앞세워 대화방에 들어갔을 때였다. 기다리고 있던 남자친구의 아바타는 그의 아바타에게 장미꽃으로 만든 하트 모양의 화환을 던져줬다. 화환 위에는 I love you라고 크게 쓰여 있었고 두 아바타는 커플링을 교환했다.

2세대 아바타가 뜬다2000년 커뮤니티업체인 네오위즈가 아바타를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아바타는 ID를 대신하는 그림에 지나지 않았다. 1세대 아바타에서는 마네킹 같은 그림을 옷이나 안경 모자 등으로 치장하는 데 네티즌들은 만족했다.

올 초부터는 아바타가 눈을 깜빡이거나 간단한 손짓을 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기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애완동물이나 멋진 자동차를 타고 나타나고 있다. 머리카락이나 스카프가 바람에 휘날리는 것은 물론 박씨처럼 아바타를 이용해 프로포즈, 생일축하를 하거나 결혼식을 올리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할 수도 있게 됐다.

세이클럽(www.sayclub.co.kr)에서는 채팅 중 이모티콘(^^, . 등)을 입력하면 아바타의 표정이 자동으로 웃거나 우는 모습으로 바뀌기도 한다.

세이클럽을 운영하는 네오위즈 커뮤니케이션팀 이장욱 부장은 아바타에 대한 네티즌의 감정이입 강도가 커지고 있으며 업체들은 아바타를 소비자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깟 그림을 1006000원 주고 사느냐이런 물음은 우문()이 된 지 오래. 삼성경제연구소는 2000년 11월 네오위즈가 아바타를 처음 선보인 이후 2001년 시장 규모가 200억원대에 이르렀고, 올해는 1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오위즈는 월 30억원을 아바타에서 벌고 있다. 옷 신발 등 아이템을 구입해 본 회원은 300만명에 이른다. 4월 아바타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게임업체 넷마블도 급성장, 월매출 12억원을 아바타에서 거두고 있다. 커뮤니티 업체 프리챌에도 아바타는 월 3억원가량을 벌어주는 효자 상품.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사와 스포츠용품사인 나이키 등도 자기 브랜드를 아이템 쇼핑몰에 입점시키고 광고효과를 노리고 있다.

마진율이 8090%에 달하며 매출이 늘수록 마진폭도 커지는 아바타는 이처럼 닷컴의 확고한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통과하다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Ava와 아래 땅이라는 뜻의 Terr의 합성어. 고대 인도에서 땅으로 내려온 신의 화신을 뜻했으나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게임이나 채팅 등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그래픽(사이버 인형)을 가리킴.



나성엽 cpu@donga.com